흔히 일본 공포영화 하면 링과 주온을 떠올리겠지만, 이 영화의 공통점은 어떤 ‘매개체’를 통해 ‘저주’가 옮겨간다는 설정을 갖고 있다.
이른바 ‘무속신앙’이 그들의 삶 깊숙이 스며들고 있는 일본의 특성상 공포영화에도 그런 면모가 여실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어떤 원한이 있거나 원하는 것이 있어 입을 막고 있는 한국의 유령들과는 달리 불특정 다수에게 자신의 저주를 내리는 일본 공포영화의 유령들을 보면 어딘지 모르게 정말 근질근질하고 간지러운 공포가 온몸에 스며드는 간지러운 일본 공포영화의 추천 리스트 시작.
(얼마 전 소개한 미국 공포영화와 달리 직접적인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포스터가 대다수 존재해 일부 영화는 불가피하게 포스터를 첨부하지 않고 그림으로 대체했다.
구글링하면 마음껏 볼 수 있어!
)
<오, 링: The Ring>(1998)
방송국 기자 아사카와 레이코(마쓰시마 나나코 씨)는 한 비디오를 보면 일주일 뒤 죽는다는 학생들 사이의 소문을 취재하던 중 조카 도모코의 사망 소식을 듣는다.
도모코와 같은 날 숨진 세 명의 학생들이 같은 비디오를 봤다는 조카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아사카와는 그 비디오를 찾아 나선다.
네 아이들이 놀러간 콘도에서 발견한 비디오테이프를 갑판에 밀어 넣는 순간 엄청난 죽음의 게임에 휘말리게 된다.
비디오테이프가 끝나는 순간 전화벨이 울리고 죽은 아이들처럼 아사카와가 찍힌 사진은 보기 흉하게 부서진다.
죽음을 직감한 아사카와는 이혼한 남편 타카야마 류지(사다 나 히로유키)를 찾는다.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저주가 확산되는 특성을 가진 영화는 이제 아무도 비디오를 보지 않는데. 주륵
<주온 The Grudge, 원 :: Ju-on> (2002)
…공포의 무한증식 | 이 집에 함께 있어줘… | 끝나지 않은 죽음의 릴레이 | 원한으로 사망자… 저주로 되살아나는 남자가 아내를 살해하고 본인도 죽은 채 발견됐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다.
그리고..
모든 사건의 발단은 5년 전 그 집에 살던 사에키 다케오(마츠야마 다카시 후미)라는 남자가 아내 카야코(후지 다카코 후미)를 죽이고 자신도 함께 숨져 있는 것을 이웃 주민에 의해 발견되면서부터. 당시 6세였던 아들 토시오(오제키 유야 분)는 실종됐다.
나카가와 형사는 당시 사건을 맡고 있었지만 지금은 퇴직한 토오야마 류지(타나카 요지)를 찾지만 그는 딸 이즈미와 함께 왠지 불안감을 느낀다.
한편 복지센터 직원 히로시는 복지센터 싱크대 밑에서 숨진 채 발견된다.
경찰에 출두한 도오야마는 잇따른 의문의 죽음과 CCTV에 녹화된 유령의 존재를 알고 불을 지르려고 문제의 집을 방문하는데.
‘저주받은 집’을 통해 저주가 퍼지는 특성을 갖고 있는 영화 ‘주거 침입하지 마세요.
<착신알리↓↓↓:One Missed Call>(2003)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 삭제하시겠습니까?여대생 유미(시바사키 유키후미)는 어느 날 친구가 알선한 미팅에 나와 서로 휴대전화 번호를 교환한다.
미팅이 끝나고 친구 요코와 파트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벨소리가 울린다.
발신번호는 요코 자신의 번호, 게다가 발신자는 3일 후의 요코 자신!
누가 장난치고 있는가? 내 번호에서 어떻게 전화가 왔지?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요코는 메시지가 온 그 시각, 전화 속에서 와 같은 말을 남긴 채 전동차에 치여 죽고 만다.
죽음은 희생자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람에게 바이러스처럼 번져간다.
미팅에 나선 사람들에게 한 통씩 죽음 직전의 자신에게서 메시지가 온다.
같은 미팅 자리에 있던 켄지도 자신의 메시지와 같은 말을 남기고 죽음에 이르고, 유미의 가장 친한 친구인 나츠미는 휴대폰 해지 신청을 했음에도 문자가 수신된다.
죽음의 전화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자 한 방송국에선 나츠미에게 메시지가 도착한 시각에 생방송에 출연할 것을 제안하는데.유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죽음이 예고된 그 시간에 TV 생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결정한 나츠미는 퇴마사와 심리학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피할 수 없었고… 드디어 유미의 휴대폰에도 메시지가 온다.
메시지가 도착한 시각으로부터 하루 전, 그녀는 이 전화를 거는 공포의 실체를 발견하게 된다.
주어진 시간은 24시간, 과연 그녀는 이 의문의 죽음에 종지부를 찍을 것인가.
‘핸드폰’을 통해 저주가 퍼지는 특성을 가진 영화, 나에게도 전화해 줘.
배틀로얄, Battle Royale>(2000)
오늘 처음으로 친구를 죽였다.
실업률이 15%, 1천만 명의 실업자 등 심각한 사회 혼란을 겪고 있는 일본
심각해지는 학급 붕괴와 범죄에 노출된 청소년들을 이런 혼란을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한 생존능력을 갖게 하는 ‘신세기교육개혁법(BR법)’이 공표된다.
BR법은 전국 중학교 3학년 학생 중 매년 1학급을 행동범위가 제한된 일반인이 없는 곳으로 이송해 1명씩 지도와 일정의 음식, 그리고 여러 무기 중 1개씩을 나눠주고 마지막 1명이 남을 때까지 서로 죽이도록 하는 법이다.
제한시간 3일간 불법행위에 연연하지 않고 서로를 죽이지만 규칙을 어길 경우 특수 목걸이가 폭파돼 목숨을 잃게 된다.
수학여행을 위장해 무인도에 도착한 학생들은 마치 게임처럼 진행되는 상황에 경악하지만 생존을 위해 결국 서로의 목숨을 빼앗기 시작한다.
노골적으로 공포영화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형성돼 약간의 그로테스크함이 존재한다.
어렸을 때는 정말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동명의 원작 만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라 개인적으로 만화가 더 재미있다.
공포영화를 많이 제작하기로 유명한 일본이지만 막상 추천하려고 뚜껑을 열어보니 딱히 없었다.
아니, 공포영화 자체는 많은데 만화도 그만큼 많은 것 같아.하지만 또 괜히 ‘일본 공포영화’라고 불리는 건 아닌지, 잘 만든 영화는 정말 수작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다.